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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생활]

[오스트리아 생활] 오스트리아, 사회주의를 넘어선 마르크스주의 (비엔나에서 살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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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오스트리아는 많은 사람들, 특히 한국인들에게, 꿈의 나라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로는 복지, 워라밸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이면이 있듯이, 실제 오스트리아(수도: 비엔나/빈)에서의 삶은 모두에게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많은 선진화된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왜 오스트리아가 더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오스트리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인 독일의 일부로 나치 독일과 같은 취급을 받으며 경제위기를 맞닥뜨렸고, 이때, 국영기업들을 선두로 '사회적 동반협력제도'를 도입하여 20년 이상 동안 매 년 두 자릿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정부와 기업과 노동조합 간에 성립된 경제적 및 사회적 동반협력제도인 '사회적 동반협력제도'가 오스트리아 사회를 안정과 번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 이해당사들이 전국망으로 잘 조직화되었고 조직의 최고 의결기구인 공동위원회의 전원합의제라고 하는 독특한 운영방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본과 노동이 서로를 인정하는 공동체적 자세가 그 바탕이 되었다. 덕분에 세계대전 후 재건, 현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루고,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실업난과 경제침체를 면했다. 가까운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파업'은 이러한 노사관계 제도로 오스트리아에서는 드문 일이 되었고 경제를 성공적으로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 이상이 지난 오늘날, 상기 제도를 유지해야 할까, 오히려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어 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스트리아는 안일하게 아직 과거의 영광 - 즉 전쟁 직후 빠른 성장으로 인한 선진국 이룩 - 에 머물러 있다. 마르크스주의는 1차 세계대전 전후로 오스트리아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오스트리아 마르크스주의자들은 ‘개입주의적 국가’의 경제에서 계속 증가하는 투자를 체계적으로 연구한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자들에 속한다.

 


‘마르크스주의의 제 문제’라는 일련의 논고에서 카를 레너는 ‘국가에 의해 국가의 기본적 세포로 전락한 사적 경제에의 침투’를 지적했다. 즉 대기업과 몇몇 공장의 국유화가 아니라,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조정으로 인한 경제의 모든 사적 부문의 통제이다. 딱 현재 오스트리아다, 유럽 내 공공부문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 계속해서 ‘국가권력과 경제는 결합되기 시작하고 국민경제는 국가 권력의 한 수단으로써, 그리고 국가 권력은 국민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인식된다. […] 그것은 제국주의 시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보수주의 복지국가, 부문별 조정시장경제: 선진국들이 지향해야 할 방향인 것은 맞지만 […] 마르크스의 이론은 프롤레타리아(노동자)가 자본주의체제에서 소외됨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소외를 극복하여 의식화된 계급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막상 중요한 순간에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해가 지날수록, 자유당 또는 녹색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공동의 사회를 위해 한 목표를 바라봤던 과거를 지나 자유주의가 나타나며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사회적 동반협력제도'는 노동과 자본의 평등이 기초였으나, 최근 이 제도가 산출하는 분배의 수준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젊은 층들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적 자유와 사회적 평등의 균형에서 후자에 치우쳤다는 뜻인데, 이는 오늘날 서구 복지국가에서 많이 볼 수 있고 오스트리아가 대표적이다. 평등을 위해 노동력을 희생시키고, 이는 머지않아 생산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몰락을 노동생산성 하락으로 분석하면서 오늘날의 복지국가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유럽, 특히 오스트리아에서의 삶의 장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여유'라고 대답한다. 소위 말하는 '워라밸'이 당연시 여겨지는 국가, 상대평가보다는 절대평가로 경쟁과 성과주의가 비교적 덜한 사회.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천국이다. 하지만 왜 국가는 국민을 잠재적 노동자로 여기는 걸까. "자본 없는 노동 없고, 노동 없는 자본도 있을 수 없다"라는 말은 아직 오스트리아가 사회주의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반대로 오스트리아에서의 삶의 단점으로 똑같이 '여유'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좋게 보면 '경제 동반자', 실상은 '노예'다. 자본가, 노동자, 정부가 합심하여 이룩한 협력제도는 서로 간의 신분이동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 심화시킨다.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자 계급'이며, 필자는 노동을 대가로 받는 경제적 '여유'가 아닌 '자유'를 얻고자 한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로 경제적 자유를 위해 사람들은 크고 작은 투자를 한다. 오스트리아 대부분의 은행(Bank Austria, Erste Bank Sparkasse, Raiffeisen 등)의 예금 금리는 대체적으로 0.02%다. 계좌유지비를 제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상황이 나올까 하여 현지 1 금융권 은행에서 적금 상품을 알아보니, 1년 만기 상품이 연이율 2.25%, 2년 만기 상품이 2.5%이다. 필자는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귀국할 생각이 있어, 10만 유로로 1년 적금에 가입했더니 이자는 고작 2,250유로. 추가로 살인적인 이자소득세 25%를 제하면 1,687.50유로가 남는다. 어차피 놀릴 돈, 적더라도 그게 어디냐 할 수는 있지만 불로소득을 늘리기 위해 결국 펀드나 채권, 주식 등 다른 변동성 투자처로 눈이 돌아간다. 더 가관인 것은 다양한 투자상품의 부재이다. 한국에서 또는 오스트리아에 있는 한국인들과의 대화 주제는 대체적으로 투자, 재테크 등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이러한 내용에 관심도 적을뿐더러, 실제로 금융상품의 다양성이 적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2023년 근로소득세가 41%로 하향되었다. (내렸는데도 40% 이상이라니) 복지국가라는 명목으로 많이 가져가는데 사회초년생으로서 이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이득을 체감하기는 힘들다. 연봉인상이 되면 다음 세금구간으로 들어서면서 세율이 48%로 오르기에 승진이 기대되지 않는다. 국민을 당연스럽게 노동자 계급으로 여기고 많은 복지혜택을 주는 대신 세율이 높은 것은 개인의 결정권을 박탈하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 연봉이면 뭐 하나, 매달 원치 않는 기부를 하는 기분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듯이, 오스트리아에서의 삶이 더욱 비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막상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아시아 국가, 미국 등과 다르게 자유 또는 '신분상승'을 갈망하지 않고 주어진 복지, 상황 속에서 만족하며 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쟁을 격은 후 아직까지도 분파싸움을 계속하고 있고 IMF 사태, 아직 남북분단과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지 못했다. 전쟁이라는 비슷한 상황에서 오스트리아는 냉전을 극복하고 사회적 안정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했다. 물론 오스트리아의 성공이 우리나라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직접 현지에서 학업, 직장생활을 겪어보니 한정된 자유 속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소모품이 된 기분이다.


2023 다시 비엔나가 전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었다. 과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소도시라 선정된 것을 뭐라도 된 것처럼,,,

물론 아직 20대니까, 아등바등 살기는 하지만 취약계층은 아니라고 믿기에 할 수 있는 발상인 것 같고, 결론적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이 덕에 오스트리아는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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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독일어

오스트리아 현지 독일어 학원 & 유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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