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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유학 안 가도 국내서 교육 기회”...국립예술 단체 청년 교육단원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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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청년 교육단원 육성 확대
국립심포니·오페라단서 성과 확인
올해 발레·무용·국악·연극도 신설
통합심사 거쳐 9일 선발자 발표
멘토링·무대경험 등 전문교육 제공
국내외 유명 단체·콩쿠르 진출 발판

 

차세대 클래식 연주자를 육성하는 ‘KNSO아카데미’에서 진행된 모의 오디션 프로그램. 청년 교육단원은 활동지원금을 받으며 실무교육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갓 대학을 졸업하고서 대규모 오케스트라 연주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거든요. 현장 경험이 가장 중요한데 아카데미에서 큰 도움을 받았죠.”

 

지난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KNSO아카데미를 수료한 조연수 씨(27)는 이후 국립심포니의 정식 단원 선발 오디션을 거쳐 오보에 단원으로 선발됐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며 교향악단 입단을 꿈꿨지만 막막했던 ‘취업 준비’의 길. 막연히 해외 유학을 고민하다 국립단체에서 교육 기회를 얻은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전문 음악인으로서 경력을 펼치게 됐다. 조씨는 “오케스트라 단원은 음정을 정확히 듣고 음색도 맞춰야 하는데, 아카데미를 통해 그런 부분이 조금씩 좋아졌다”며 “유학하러 갔더라도 이런 기회는 얻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지난 2021년부터 실시해 3년간 배출된 KNSO아카데미 교육생들은 조씨를 비롯해 10여 명으로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약 중이다. 약 1년 동안 세계적 음악가의 마스터 클래스, 현역 단원의 멘토링은 물론, 실제 공연 참여, 모의 오디션, 신체·정신 훈련, 글쓰기 등의 실무 교육을 받으면서 자질을 갈고 닦은 결과다.

 

국립오페라단도 2021년부터 ‘KNO스튜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콩쿠르 입상자 등을 다수 배출했다.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우승, 오페랄리아 국제 콩쿠르 청중상 등을 휩쓴 바리톤 김태한도 이곳 교육생이었다.

 

이렇게 세계 무대로 뻗어나가 한국을 알리고 문화 수준을 드높이는 예술가를 양성해온 청년 교육단원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클래식뿐 아니라 무용·연극·뮤지컬·전통예술 등으로 확장·신설됐다. 단체별로 시행하던 공모·심사도 9개 단체 통합공모·심사로 바뀌었다. 청년들은 꿈의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전문 교육을 받고, 국립단체는 차세대 인재를 발굴해 ‘K-공연예술’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차세대 클래식 연주자를 육성하는 ‘KNSO아카데미’에서 베를린필 호른 연주자 안드레이 주스트(오른쪽)의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한 청년 교육단원들.

 

지난 2~3월 국립예술단체연합회가 접수한 통합공모 경쟁률은 9.47대 1에 달했다. 최종 선발자는 면접 심사를 거쳐 오는 9일 발표된다. 교육 대상은 각 분야 만 19세 이상 만 34세 미만 청년 공연예술가다. 관련 전공 대학 졸업(예정)자거나 경력을 가졌다면 선발 자격이 된다. 올해 선발자는 연말까지 활동하며, 단체별로 월 최대 150만원(세전)의 활동 지원금도 받는다.

 

지난해 총 95명에 그쳤던 정원은 올해 3배 이상인 350명으로 늘었다. 이 중 국립발레단·오페라단·심포니 등 이미 연말·연초에 따로 선발 과정을 거쳐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 중인 인원을 제외하고 260명이 통합공모를 통해 뽑힌다. ▴클래식 성악 55명(국립오페라단 30명, 국립합창단 25명) ▴클래식 기악 25명(국립심포니) ▴현대무용 20명(국립현대무용단) ▴연극·뮤지컬 50명(국립극단 40명, 서울예술단 10명) ▴전통예술 110명(국립국악원 60명, 국립극장 50명) 등이다.

 

해외에선 미래 세대 예술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이미 수십년간 자리 잡아왔다.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의 ‘카라얀 아카데미’도 그중 하나다. 1972년 마에스트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주도해 설립한 관현악 연주자 양성 과정으로, 2년 계약 기간 동안 멘토링, 음악학 세미나, 콘서트 참여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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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베를린필 단원 중 3분의 1 이상이 이 아카데미 출신이다. 카라얀 아카데미 측은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기 위한 결정적인 요소는 최고 수준의 악기 연주 능력과 음악성뿐 아니라 오케스트라에 맞는 소리”라며 “교육 프로그램은 대학원 과정이자 인턴십이며, 베를린필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의 아카데미는 1985년부터,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아카데미는 2003년부터 운영 중이다.

 

영미권의 세계적 오페라 극장도 저마다 전문 오페라 음악인을 키워낸다. 2001년 시작된 영국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제트 파커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의 경우 2년 동안 오페라 관련 언어, 연기 지도 등과 무대 경험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성악가 소프라노 이하영, 테너 박지민·김건우, 베이스 김지훈·길병민 등이 이 과정을 거친 후 유럽 주요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립예술단체는 스스로 최고의 예술성을 선보이는 동시에 해당 분야의 성장을 견인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며 “청년 교육단원 통합 육성을 통해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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