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한스 디터 푀치 회장은 유럽연합(EU)에 배출가스 목표를 수정하고 자동차 산업에 명확한 지침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독일 내 공장 폐쇄와 사상 초유의 일자리 감축을 고려하는 폭스바겐의 처지를 반영한 말이다.
폭스바겐의 최대 주주 포르쉐-피에히 가문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 푀치 회장은 정책 입안자들이 엄격한 기후 목표를 설정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단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표가 현실에 맞게 조정되어야 하며, 우리를 비롯한 자동차 산업에 더 많은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푀치 회장은 11일(현지시각) 비엔나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기 이동성이 개인 이동성의 미래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치인들이 필요한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에 목표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푀치 회장은 현재 독일 자동차 산업이 높은 비용과 테슬라 및 BYD를 선두로 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폭스바겐을 이끌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주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 공장 폐쇄를 경고한 이후, 30년 동안 유지되던 독일 내 일자리 보호 규정을 폐지했다.
푀치 회장은 노동자 대표 및 노조와의 협상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행사장에서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구조적 변화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푀치 회장은 “EU는 이제 전력망, 충전 인프라, 원자재, 차량 및 투자 지원 측면에서 먼저 전기 이동성의 성공을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산업 엔지니어인 푀치 회장은 포르쉐-피에히 가문의 투자 수단인 포르쉐 SE의 CEO이기도 하다. 그는 폭스바겐이 2012년 럭셔리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르쉐를 인수하게 된 오랜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가문의 신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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