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문화는 해외에서도 주목할 정도로 특이하다. 많이 변화하고 규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잦은 야근, 일방적인 업무지시, 비효율적인 회의, 형식적이고 과도한 보고 등의 후진적 업무 관행은 어디든 남아있다.
현재의 한국기업문화에 문제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 연령벼 인식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30대 이하, 특히 소위 MZ세대는 40, 50대에 비해 야근 및 추가근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강하게 비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근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은 한국 기업들의 업무방식에 대한 젊은 층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기성세대는 다른 관점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조직 내 상위 직급 리더들의 인식전환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층은 기업문화가 비교적 선진화된 해외에서 직장을 구하기를 희망한다. 물론 한국본사에 취직하여 경력을 쌓고 주재원으로 해외파견을 나가면 금상첨화겠지만, 이는 어린 나이에 이루기엔 비교적 어려움이 있기에 한국기업의 해외현지법인에 현지채용 직에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지채용이란 해외취업 방식의 일종으로 주로 한국 기업의 해외법인에 고용된 한국인을 의미한다. 줄여서 현채라고 하며 "현지인 채용 인력"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본사에서 일하지 않고 현지 국가의 근로 계약서를 통해 현지에서 고용되는 인원이다. 한국 본사에서 파견되어 주택, 차량, 가족동반, 자녀 교육비 등을 제공받는 주재원과 달리, 현지인처럼 고용되어 근무하게 된다. 다만, 월급은 한국의 직장인 수준으로 책정된다. 많은 다국적 기업은 주재원 파견에 비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채용 인력을 늘리는 편이다. 대사관 같은 정부 기관에서도 외교관을 제외한 행정직원을 현지 언어에 능통한 장기거주 인력으로 현지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현지채용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 현지 국가에서 오래 생활하고 학업을 마친 한국인
- 한국에서부터 현지채용 직으로 채용되어 해당 국가로 파견된 한국인 (본사 소속X)
글로벌 시대에 외국으로 이주하여 학업을 마치거나 외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한국인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따라서 본사의 직원이 주재원으로 굳이 많이 파견되지 않더라도 현지 법인과 본사 사이에서의 협업이 가능해졌다.
회사에서 현지채용을 선호하는 이유:
- 주재원보다 저렴한 인건비
- 현지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 직원 (현지에서 전부터 오래 생활한 한국인의 경우)
- 현지 인력 수급 개선 (현지에서 인력 수급이 어려울 때, 한국에서부터 현지채용을 채용하여 현지로 파견)
외국에서 학업을 마친 나름의 고급인력들이 왜 현지채용 직을 택할까? 물론 현지 대기업 또는 원하는 기업에 취직을 성공하면 가장 좋겠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국에 위치한 한국기업이 외국인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현지인에 비해 특별한 스펙 또는 기술이 있지 않는 이상 취업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넘어야할 산이다. 하지만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에 가산점을 부여해주는 한국기업의 해외법인에는 상대적으로 취업이 수월하다. 또한, 해외에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한국기업들은 주로 대기업이며 네임밸류가 높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에도 삼성전자, LG 등 한국 메이저기업들이 진출해있다. 특히나 2차전지로 요즘 핫한 저렴한 인건비의 헝가리를 보면 삼성SDI, SK Innovation, 롯데알미늄, 에코프로 등의 대기업들이 공장까지 지어 엄청난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다. 사무직과 생산직 모두에 많은 현지인들이 채용되고 이들과의 열결고리로써 그만큼 많은 현지채용도 필요하다.
헝가리는 한국인에게 인기있는 유학지가 아니고 본래 삶의 터전이 헝가리인 한국인도 많지 않다. 하지만 요즘 부다페스트 번화가에 나가보면 한국인만 보인다. 이유는 여행객이 아니라 한국기업이다. 앞서 짧게 언급한듯 공장 신설로 인해 생산직에 중간관리자급으로 현지인 직원과 주재원 사이에서 일할 한국인 현지채용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보니 대기업들이 국내에서 현지채용 인력을 수급한다. 문제는 상당한 인력이 필요하고 '어짜피' 생산직이니 '아무나' 뽑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럽에 환상을 가지고 몇 년 동안 일해볼 생각으로 국내에서 현지채용에 지원하여 왔다가 매일 함께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현지채용에는 다양한 단점들이 있다:
- 월급은 현지인처럼, 업무는 한국인처럼
- 월급은 현지인처럼, 휴가사용은 한국인처럼
- 비자 지원으로 인해 회사와의 관계에서 항상 을의 입장
- 이럴 땐 본사 규정, 저럴 땐 현지법인 규정
- 주재원과의 차별로 느껴지는 괴리감
- 의사결정권 0
- 불안정한 미래
- 주재원의 개인비서..? (케바케)
물론 모든 현지채용 직이 저렇다는 것은 아니다. 현지채용으로 일하면서 만족하고 있는 사람들도 물론 많을 것이다. 특히 해외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면 비자 같은 문제들이 생기는데 소속 회사가 있는 경우 쉽게 해결되다보니 현지에 살던 한국인들은 구직기간이 길어지다보면 한국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 하지만 " '도피성' 또는 '취직실패'로 어쩔 수 없이 현지채용 직을 골랐다"라는 이미지는 현지, 특히 한인사회에서 지울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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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독일어
오스트리아 현지 독일어 학원 & 유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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