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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생활]

[오스트리아 생활] 비엔나(빈)의 사회주택정책, 그리고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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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탑 수영장과 사우나, 유치원과 병원까지 있는 호텔 같은 아파트가 반값 주택이다. 시민 5명 중 3명이 사회주택에 임대로 산다. 시가 토지를 계속 사들이고 주택 건축비의 많은 부분을 낮은 이자에 대출해서 임대료를 유럽 도시의 반값으로 공급한다. 소득 수준 80%까지 사회주택을 임대할 수 있고 한 아파트 안에서도 어느 집이 자가이고 어느 집이 임대인지 알 수 없게 사회통합을 추진한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이야기다.

광주시가 그대로 따라한다면 사회주택에 관한 장기적 정책을 세우고 두 가지 방법으로 주택을 만들어 저렴하게 임대하면 된다. 첫 번째는 도시공사를 통해 디자인과 기능 등 모든 면에서 품질이 우수한 공동주택을 짓는 것이고, 두 번째는 친환경, 건축적 품질, 디자인, 경제성 등을 기준으로 현상 설계 공모에서 1등을 한 사회적 기업에 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공동주택을 짓는 것이다.

비엔나의 사회주택에서 인상적인 점이 몇 가지 더 있다. 우선 사회주택은 사회민주당의 100년 된 정책이라는 점이다. 오스트리아 전체로는 25%, 네덜란드는 34%가 사회주택에 살고 있다. 또 하나는 공공과 민간, 주체는 다르지만 둘 다 공공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입지에 좋은 집을 지어 적정한 가격에 임대한다는 것이다. 시민이 원하면 평생 임대할 수 있고 자녀가 임대를 이어갈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한국의 공공임대주택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만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한국과 오스트리아, 광주와 비엔나는 상황이 다르다. 집을 주거를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문화와 투자 대상이자 상품으로 생각하는 차이도 있다. 하지만 거품이 가득 낀 가격으로 집을 마련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와 전세 사기에 늘 불안한 서민들을 생각하고, 부동산 투기 광풍에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니는 대다수 시민들을 생각하면 소박하게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정책을 통해 삶의 안정을 지원하는 일은 정부의 책무가 아닐까.

먼저 광주에 적합한 주택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비엔나나 유럽의 다른 도시들처럼 장기적인 도시계획과 주택정책이 필요하다. 단기적 사업으로 모양만 베껴서는 곤란하다. 정치권이나 공공에서 정책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거버넌스를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 그리고 토지를 꾸준히 확보하는 일이 중요할 것 같다. 또 다른 모델로 뜻있는 시민들이 돈을 모아 통합형 사회주택이나 공동체주택을 만들고자 할 때 도시공사가 협업할 수도 있다.

광산구를 살펴보면 신규 택지지구를 빼면 오래된 지역의 주건 환경 개선이 숙제다. 전국적으로 1인 주거 비율이 42%, 광산구가 37%인데 광산구 우산동은 49%로 계속 늘고 있다. 노후 지역 중심으로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건강이 좋지 않은 1인 주거 어르신들이 늘어날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매입주택의 리모델링을 통해 청년 입주를 늘리면서 물리적 공간의 재생과 주민들의 건강 활동, 통합 돌봄 정책을 함께 고민하면 좋겠다.

농촌 지역은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되면서 빈집은 늘어나는데 팔지 않아 새로운 주민들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도시와는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의 귀촌과 농촌 지역의 재생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겠다. 도시 농업 공동 텃밭과 직거래 등 도농 교류를 늘려 농촌의 활력과 도시 공동체의 활성화, 지역순환경제의 성장도 도모할 수 있다.

동네 가게마다 매출이 급감하고 임대 현수막이 늘고 있다. 길과 공원, 광장, 공공건축 등 공유지의 회복과 재생이 공공의 역할이다. 자동차 도로와 주차장을 줄여 보행로와 자전거길, 공원을 늘리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다. 걷는 길이 편하고 아름다워지면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진다.

기후위기와 기술혁명으로 전환과 회복이 세계적 화두다. 도시마다 물리적인 공간의 재생과 사회적 관계의 회복, 경제적 전환이 큰 과제가 되고 있다. 공간이 사람들의 활동과 관계를 생성하고, 시민들의 활동과 관계망이 도시를 바꾼다. 선거가 한창인데 정치가들의 첫 번째 임무는 좋은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늘 예산은 부족하다. 부족함을 채우는 힘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시민참여에 있다.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를 시작해야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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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독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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