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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이해가 안 가는 의사 파업: 해외는? 선진국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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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정원을 3천58명에서 2천 명을 더 늘리겠다는 의료정책을 발표하자 전공의를 필두로 시작한 의료계의 파업이 전입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 서울의 빅5 전공의들이 시작한 파업이 한 달을 넘겼고 이에 질세라 의대학생들이 수업 거부 및 집단휴학계를 내며 반발하기 시작했고, 한술 더 떠서 이제 교수들도 제자를 지켜야 한다며 동맹 사퇴를 노골화하고 있다. 겉만 보면 참 끈끈하고 아름다운 제자와 스승 관계처럼 보여 엄지척이라도 해주고 싶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 자기 밥그릇을 챙기려는 마음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버릴 수 없다.

 



우리나라 의대 정원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의대 정원을 늘리지 못했고, 오히려 2000년 의학 분업이 시작되면서 입학 정원은 351명이나 감축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가장 최고의 직업이 서비스직이라고 볼 수 있는 의사가 되어 버렸다. 의사만 되면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부터 단양군은 7월 개원을 앞둔 군립보건의료원 원장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씩 뽑는 과정에서 세 번이나 공고를 냈음에도 지원자가 없자 연봉 4억2240만 원에 아파트제공이라는 조건으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을 채용하였다고 한다. 이 사례만 보아도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의사가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우리나라 활동 의사 수는 2019 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인구 1천 명을 기준으로 볼 때 2.3명이라고 한다. 이 수치는 통계에 인용된 OECD 국가 36개 중 35위에 해당하고, OECD 평균이 3.5명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나 부족한 숫자이다. 한의사를 제외하면 2.1명으로 최하위라고 한다. 그리스 6.1명, 오스트리아 5.2명, 독일 4.3명 등 2배 이상인 나라가 많다. 반면 2020년 통계를 기준으로 수입을 보면 봉직의의 경우 연평균 임금이 19만2천749달러로 가장 높았으며, 개원의의 경우에도 29만8천800달러로 관련 통계가 있는 나라 중에서 벨기에 다음으로 높았다. 더군다나 이런 임금수준은 국내 임금 노동자의 소득대비 6.8배 높다는 것이다.

 



사람이기에 자신이 열심히 공부하여 노력한 보답으로 거머쥐었기에 최고의 대우와 최고의 수입과 향후에도 자손만대 의사로 태어난 덕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최고의 탑클래스에서 살아간다는 자부심과 우월감 정도는 가져가야 한다면 그거야 어떻게 하겠는가. 막말로 의사가 되기 위해 한 노력이 다른 직업을 갖기 위한 노력보다 더 대단한가. 그렇다고 보지는 않는다.

 

노력은 둘째치고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다면 아파서 병원을 찾아 헤매며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를 한 번쯤 뒤돌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의사가 된 목적이 고소득 속에서 자신의 호사스러운 미래만을 챙기며 살겠다는 생각 하나였다면 그런 사람을 우리가 존경하여야 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생명을 다루고, 아픔에서 고통받고 있는 타인을 보살피고 병을 낫게하는 의술을 가졌기에 같이 호흡하는 사회구성원으로서 함께하는 것이지 자신의 개인적 이익만을 쫓는다면 의료기술자로 치부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존경과 막대한 보수와 사회의 리더로 존경받을 수 없을 것이다.

정부에게 강력하게 요청한다. 이번 사태에서 물러나면 의료문제는 우리 미래세대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기에 의대 정원 추진은 절대 철회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도 지금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고 인내하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형병원보다 동네병원을 이용하고, 불필요한 의료쇼핑을 멈추어야 한다. 일부 의사가 사직하더라도 남아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를 기억하고, 의사들이 멈추지 않으면 국민도 참고 인내하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이번 의료정책을 정부가 순조롭게 풀어나갈 동력을 얻을 것이다.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 시키고, 철밥통을 챙기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의사들이 있다면 국민들도 그 의사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국민들이 쉽게 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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