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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이제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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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불거진 中 대만 침공설
지정학 넘어 반도체 산업 위협
北도 동시도발 가능성 있어
한국, 강 건너 불구경은 안돼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년 전 최종현학술원이 워싱턴에서 개최한 국제안보회의에서 "중국의 대만 무력 점령이나, 대만의 법적 독립선언은 세계적 대재앙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14년 오스트리아 왕세자 저격 같은 국지적 사건이 강대국들의 안일한 판단과 실수로 제1차 세계대전으로 비화됐고, 결국 당시 세계 4대 제국의 멸망을 초래했던 역사적 교훈을 상기시켰다. 나이 교수는 "설사 전면전이 아닌 해안 봉쇄나 일부 외곽 도서의 점령만으로도 걷잡을 수 없는 확전 위험을 안고 있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재집권 시 예상되는 불가측성의 증대, 대만과 한반도에서의 동시 무력 도발 등 한반도와의 연계 가능성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30일 미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중국이 악화일로의 경제 사정 가운데 군사비를 16% 이상 인상했다는 사실 등을 이유로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 기존 전망을 재확인했다. 빌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마이클 미니핸 공군사령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미 고위 당국자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문제를 다룰 군사 역량 확보를 지시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자극받아 중국이 2027년과 2030년 사이에 대만을 침공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주지하듯이 2027년에 시선이 집중된 것은 중국인민해방군 창건 100주년이 되고, 제21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당 총서기 4연임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반론도 만만찮다. 현재 해군력 1위인 미국의 군사비가 2위부터 10위까지를 다 합한 것보다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상, 중국의 군사적 도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미국의 일반적 관측이다. 지난해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간한 대만 침공 시뮬레이션 보고서에서는 대만전쟁 발발 시 양측에서 개전 3개월 내 1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미·일·대만의 피해가 상당할 테지만, 결국 중국은 대만 점령에 실패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 내에서 '대만 위기설'이 다시 제기되는 것은 서태평양 지역, 특히 남중국해의 해군력 증강 비율에서 중국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고, 마하 5~10의 위협적인 동풍 17호 극초음속 미사일 등 중국의 신무기 개발 속도가 예상을 초월해 중국 연해에서의 미 해군력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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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전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의 58%를 점유하고 있는 대만 TSMC의 미래다. 최근 세스 몰턴 미 하원의원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에는 미국이 TSMC를 폭파할 것임을 중국 측에 강력히 경고할 것"을 주장했다. 첨단 반도체가 인공지능(AI)과 함께 군사적으로 활용될 경우 미·중 경쟁의 게임체인저가 되는 것을 허용치 않겠다는 것이다.

TSMC의 일본 구마모토현 제1공장의 경우 미국·일본·대만 3각 반도체 동맹이 새로운 글로벌 첨단산업의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과시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다툼으로 인해 대만 문제와 한반도 문제는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최근 북한·중국·러시아 3각 연대 형성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한의 무력 도발 확률을 높이고 있는 점은 새로운 차원의 도전이다. 3각 연대가 현실화한다면 미국의 전쟁 대응 능력 분산을 위해 대만 침공과 북한의 대남 도발이 동시에 전개될 수 있다. 한반도에 '회색 코뿔소(파급력을 모두 알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큰 위험)'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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