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는 오랜 역사에서부터 독일과 흡사하다. 사회, 문화 혹은 제도를 설명할 때, 유럽국가 중 특히 독일은 미국식 시스템에 반대되는 개념에서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교육 시스템에 있어서도 독일은 ‘평등한 기회의 제공‘이라는 원칙 아래 보편적교육제도를 지향하고 있다. 독일과 동일 언어, 문화권에 속해 있는 오스트리아 역시, 교육제도에 있어서도 유사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6-3-3 시스템인 것과 다르게 오스트리아의 학제는 4-4-4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모든 학생들은 국적, 나이 제한 없이 각각 학생들의 능력에 따라 초등, 중등, 고등교육을 제공받는다. 학교 체제는 초등학교(Volksschule), 중학교(Unterstufe), 고등학교(Oberstufe), 대학교(Universität)로 구성되어 있다.
의무교육과정은 중학교까지, 즉 초등학교 4년과 중학교 4년을 더한 8년이며 한국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다. 고등과정은 법적의무교육 기간은 아니나, 학교에 입학할 경우 등록금이 면제되므로 실질적 무상교육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다.
많은 한국인들이 해외, 특히 유럽에서는 고등교육까지 다뤄지는 내용이 한국에 비해 간단하고 경쟁 없이 쉽게 대학 진학을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과도한 경쟁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제도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의 채점 방식은 효율적이지 않게 순위에 따른 학생들의 줄 세우기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순위제에서는 모두가 우수한 실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모두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 한국 교육에서 좋은 성적이란 해당 학년에서 기대되는 성취의 정도가 아닌, 남들보다 얼마나 잘 하는가, 결국 나의 실력이 아닌 남이 얼마나 못 하는가에 달려있다. 반면, 절대평가에서는 일정 성적 이상을 거두면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교육제도의 핵심은 경쟁이 아닌 조건에 따른 교육 기회의 제공이라 할 수 있겠다.
점수 표기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1부터 5까지의 성적이 주어지는데, 1점이 가장 높고, 5점은 F와 같아 낙제를 의미한다. 표시방법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의 A, B, C, D, F 또는 한국의 수, 우, 미, 양, 가 점수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다. :
- 1 (sehr gut / very good)
- 2 (gut / good)
- 3 (befriedigend / satisfactory)
- 4 (genügend / sufficient)
- 5 (nicht genügend / deficient)
위에서 언급한 듯, 오스트리아는 절대평가 제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에서의 1점과 한국의 1등급 개념은 다르다. 모두가 노력하면 남과 비교없이 1점을 받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가 절대평가 시스템을 도입한 유일한 국가는 아니지만, 필자는 오스트리아 유학을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이 교육제도를 꼽고 싶다. 만약 독일어를 완벽히 구사하지 못 하는 채로 현지학교를 다닌다면, 친구들과의 소통, 정보교류는 성적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하지만 상대평가로 인해 학생들이 서로를 경쟁자로만 바라본다면 도움은 커녕, 친목을 쌓기도 힘이 들 것이다.
필자에게는 고등학교(김나지움) 졸업 후, 아직도 연락하는 학창시절 친구가 있다. 필자가 오스트리아에 온지 3~4년쯤 됐을 때 머릿속에서 단어와 문법은 완벽해서 작문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문장을 말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던 적이 있다. 토론, 프레젠테이션이 큰비중을 차지하는 현지교육에서 독일어 수업이 두려웠던 당시, 독어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던 그 친구가 온전히 같은 반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과제, 프로젝트 등 항상 도와주었고, 이로 인해 실력 뿐만 아니라 언어에 대한 자신감이 늘어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뀌었고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 오스트리아 5년차, 즉 고등학교 1학년(김나지움 6학년)부터 졸업까지는 독일어 포함 전 과목 1점을 받을 수 있었다.
학우를 경쟁할 상대가 아니라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친구로 바라본다는 사실이 오스트리아가 강조하는 절대평가의 장점이고, 필자가 직접 경험한 긍정적인 면이다. 물론 다른 한 편으로는 상대평가 제도에 비해 단점이 있을 수는 있으나, 필자와 같은 오스트리아 속의 외국인에게는 메리트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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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독일어
오스트리아 현지 독일어 학원 & 유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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