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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리뷰]

[시계리뷰] 루이비통 땅부르(Tambour):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에서 선보이는 하이엔드 워치

SMALL

케이스 재질: 스테인리스 스틸

지름: 40mm / 1.6인치

두께: 8.3mm / 0.3인치

글래스: 사파이어 크리스탈, 반사 방지 코팅

오픈 백케이스

발수 기능: 50m

브레슬릿 재질: 스테인리스 스틸

보이지 않는 3중날 폴딩 버클

기계식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 칼리버 LFT023

지름: 30.6mm / 1.2인치

두께: 4.2mm / 0.2인치

기능: 시, 분, 별도 표시되는 초

오실레이팅 웨이트: 22K 로즈 골드 마이크로 로터

파워 리저브: 50시간

보석: 31개

주파수: 시간 당 28,000번 진동 - 4Hz


 

2022년, 루이비통 20주년을 맞아 탕부르(Tambour) 신제품이 전(前) 탕부르의 고유 아이덴티티와 최근 시계 트렌드 디자인을 절묘하게 합쳐 출시되었다.

 

불어로 '북'을 뜻하는 이름처럼 위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탕부르 특유의 볼륨감 있는 드럼형 케이스는 2002년 처음 선보여진 이후 루이비통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으로 자리잡았다. ‘뉴 탕부르’에는 새롭게 개발한 무브먼트를 사용해 케이스 두께를 줄이고 트렌드를 반영한 일체형 스틸 브레이슬릿을 채택하여 세련됨을 더했다.

 

전(前) 탕부르

다이얼

 

실버-그레이‘와 ‘딥 블루’ 두 가지 컬러 다이얼로 선보이며, 공통적으로 다이얼은 3개의 원형이 포개진 멀티-레벨 구조의 고대 경기장(아레나)이나 극장을 연상시키는 형태다. 그리고 위에 화이트 골드 소재의 아플리케 인덱스와 뉴머럴(12-2-4-8-10 숫자 인덱스), 소드 형태의 핸즈가 포개진 심플한 쓰리-핸즈 디자인을 보여준다. 또한 각 인덱스 및 핸즈에는 화이트 슈퍼루미노바를 코팅해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도 가독성이 높다.

좌: 그레이 / 우: 블
화이트 슈퍼루미노바 코팅
 

케이스와 브레이슬릿까지 시계의 대부분은 브러싱 처리를 했는데, 브레이슬릿의 스몰 링크와 크라운 정도만 폴리싱 처리를 했다. 샌드블라스트 처리한 케이스 밴드에도 폴리싱 처리했는데, 이 부분에는 루이 비통의 알파벳 열 두 글자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이는 땅부르 워치의 트레이드 마크로, 폴리싱 처리한 각 알파벳은 시간 인덱스에 맞추어 하나씩 배치되어 있다.

 

스위스의 장인정신과 파리 메종(Maison)의 헤리티지를 담아 다이얼에 ‘Louis Vuitton Paris‘와 ’Fab. en Suisse‘(제조국 스위스)가 각각 각인되어져 있다.

 

다이얼의 첫 인상은 매우 전형적이면서도 나름대로 루이비통만의 스타일을 담고자 고심했음을 느낄 수 있다. 미닛과 아워 트랙, 중앙과 하단의 스몰 세컨드 테두리 링에 단차를 주면서 각각의 컬러 톤과 마감 처리도 다르게 함으로써 꾸미지 않은 듯한 시크함과 고급스러움을 엿볼 수 있다.


무브먼트

 

스틸 케이스는 직경 40mm, 두께 8.3mm로, 확실히 전(前) 세대의 비슷한 베이직 모델과 비교하면 케이스의 두께는 5mm 가까이 확 줄었다. 케이스는 50m 방수를 보장한다.

 

슬림한 프로파일의 비결은 바로 무브먼트에 있다. 뉴 탕부르 시계는 ‘루이비통 라 파브리끄 뒤 떵’(La Fabrique du Temps Louis Vuitton)에서 직접 제작한 메종 최초의 3핸드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LFT023 칼리버를 탑재하고 있다.

 

마이크로-로터로 구성한 새로운 유형의 매뉴팩처 자동 칼리버 LFT023는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선 독립 시계제조사 스피크-마린(Speake-Marin)으로 눈도장을 찍은 스위스 뇌샤텔의 무브먼트 스페셜리스트 ‘르 세르클 데 오롤로저’(Le Cercle des Horlogers, CHSA)와의 기술 협업을 통해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인하우스 시계 공방 ‘루이비통 라 파브리끄 뒤 떵’에서 개발되었다.

 

‘르 세르클 데 오롤로저’와의 연관성 때문인지 투명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드러나는 LFT023 칼리버는 스피크-마린의 SMA 시리즈 칼리버(ex. SMA03-T)와도 무브먼트 구조가 상당히 흡사하다. 단, 스몰 세컨드의 위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기어트레인과 브릿지의 배열은 가시적인 차이를 보인다.

 

‘루이비통 라 파브리끄 뒤 떵’의 두 마스터 워치메이커 미셸 나바스(Michel Navas)와 엔리코 바바시니(Enrico Barbasini)의 지도 하에 무브먼트의 주요 부품들은 인상적인 피니싱 작업을 거쳤다. 메인 플레이트는 조밀하게 페를라주 마감하고, 각 브릿지는 로듐 도금 및 표면을 마이크로-샌드블래스티드(Micro-sandblasted) 처리해 특유의 우둘투둘한 질감을 확인할 수 있다. 각 브릿지 모서리는 비록 기계로나마 다소 거칠게 사면 처리 후 단면을 폴리시드 마감해 나름대로 고급 무브먼트의 미감을 따르고자 노력했음을 보여준다. 와인딩 효율을 위해 선택한 반달 모양의 22K 골드 마이크로-로터는 실버톤의 무브먼트의 다른 부분과 대비를 이루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세히 보면 루이비통을 상징하는 LV 이니셜이 촘촘하게 맞물려 각인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LFT023 칼리버는 시간당 28,800회 진동하고(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50시간을 보장한다. ’루이비통 라 파브리끄 뒤 떵‘에서 최종 조립 후 일 허용오차 범위 -4초~+6초대로 타이트한 조정을 거쳤으며, 타임랩 재단(TIMELAB Foundation)의 관리 감독 하에 제네바 크로노메트릭 천문대(Geneva Chronometric Observatory)를 통해 타임키핑 관련 ISO 3159 기준에 부합하는 엄격한 정확성 테스트를 거쳐 크로노미터 인증까지 받았다. ‘푸와송 드 제네브’(제네바 씰) 외 공신력 있는 외부 업체로부터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기란 매우 드문 일이고, 루이비통은 제네바 크로노메트릭 천문대에서 워치 인증을 따낸 첫 회사로 자리매김하여 탁월하고 수준 높은 워치메이킹을 향한 메종의 노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루이비통의 뉴 땅부르 워치는 실버-그레이 톤-온-톤 다이얼(Ref. W1ST10)과 딥 블루 다이얼(Ref. W1ST20) 두 버전 모두 한정판이 아닌 정규 모델로 출시하며, 리테일가는 유럽 기준 19500 유로, 국내가격 기준 2790만 원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시계 스펙은 루이비통 탕부르를 모든 사람에게 사고 싶게 만들기 충분한 것 같다. 하지만 ’예거 르쿨트르‘의 ’폴라리스‘가 연상된다는 점, 추가로 스틸 ‘논 크로노그래프’(non-chronograph) 시계의 가격이 3천만 원 가까이 되는 점 등의 이유로 역사 깊은 다른 스위스 브랜드를 재쳐두고 아직까진 패션 브랜드로 여겨지는 루이비통의 탕부르를 골라야 할 지는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천만원 초반대가 적당하다고 생각된다.

예거 르쿨트르 폴라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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