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U 유제품과 돼지고기, 자동차에 관세 부과 위협
블룸버그, 유럽산 농산물에 보복 관세 부과 예상
세계은행, 관세 등 보호무역 수단 사용 지속되면 소비자 물가 상승 우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4일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하자 경제대국간의 무역전쟁 발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고율 관세 부과로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현상이 지속되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블룸버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4일 EU 집행위는 투표를 통해 중국산 EV에 대한 반보조금 관세(anti-subsidy tariffs) 부과를 확정했다. 이 관세는 5년간 부과될 예정이다. 기본 관세 10%에 반보조금 관세 최고 세율 34.3%가 더해져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은 45.3%까지 상승할 수 있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에는 35.3%의 최고 세율이 적용되고 지리자동차에는 18.8%, BYD 17%, 중국산 테슬라에는 7.8%의 반보조금 관세가 각각 적용될 예정이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업체에 크게 뒤져 자국 시장 수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유럽 시장 판매를 제한하고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제안했으나, EU의 관세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 EU 회원국 중 프랑스와 이탈리아, 폴란드, 네덜란드, 아일랜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불가리아, 덴마크의 10개국이 반보조금 관세 부과에 찬성했고 독일과 헝가리 등 5개국은 반대표를 던졌다.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스웨덴, 핀란드 등 12개국은 기권했다.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했으나, 스페인은 이번 투표에서 기권했다. 스페인의 이런 행보는 사실상 EU 집행위의 관세 부과를 지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FT는 EU 집행위가 관세 부과 결정에 앞서 1년간 실시한 조사에서 중국 정부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공급업체에 은행 대출을 포함한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도 맞불 조짐
EU 집행위원회가 관세 부과를 확정하기 전부터 중국 정부는 유럽산 브랜디와 유제품, 돼지고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EU를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브랜디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아직 관세 부과를 결정하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는 EU의 이번 조치에 대해 “공정하지 않고 불법적이며, 불합리한 보호무역주의”라며 “협상을 통해 무역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EU의 한 외교관은 FT에 “모두가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견뎌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안토니오 배로소와 제랄드 디피포는 “중국 정부가 자동차 외에 유럽산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U 투표 결과 반대표가 적지 않았던 것은 무역전쟁을 의식한 일부 회원국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독일과 헝가리가 온건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자동차업체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BMW 최고경영자 올리버 지프세는 EU와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이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심각하게 늦출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호주에 있는 연구기관인 기후에너지금융(Climate Energy Finance)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유럽에 최소 8개 생산 시설 구축에 나섰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와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은 헝가리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팽배하면 소비자 부담 가중
블룸버그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유럽의 고율 관세 부과가 10년 전 유럽의 태양광 모듈 업계가 경험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당시 EU 태양광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뒤져 자국 시장을 중국 업체에 내줘야 했다. EU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나 다른 친환경 제품 제조업체에 제공하는 수준의 보조금이나 세금 감면 혜택을 줄 수 없어 관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EU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보복 관세에 따른 유럽 산업의 피해뿐 아니라 광범위한 무역전쟁을 이어져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지난 8월 전 세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이 싸움에서 아직 승리하지 못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계은행은 특히 관세와 같은 보호무역주의 수단이 지속적으로 동원된다면 생산과 운송 비용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4일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평평하고 공정한 운동장을 원하지만, 무역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협상을 통한 무역 갈등 해소를 촉구했다. 그는 또한 EU 회원국들이 단일한 입장으로 중국의 공세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은 뭉쳐야 강하고, 공동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공격적인 산업 전쟁은 다른 분야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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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독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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