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정부가 2023년 7월부터 상속세 폐지를 검토하더니 드디어 다음 달 10월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2023년 9월 24일 '더 타임스'를 비롯한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상속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마련해 내년 예산안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상속세가 가업 승계를 가로막고 투자·고용을 줄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 부를 쌓는 과정에서 소득세를 이미 냈는데 상속세를 또 내라는 건 이중과세라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한다. 영국이 세율 40%의 상속세에도 이런 부작용을 절감하고 있는데, 한국은 최대주주 할증까지 포함하면 상속세 최고 세율이 60%에 이르니 그 부작용은 더 클 것이다. 상속세를 폐지는 못 해도 세율만큼은 낮추는 게 옳은데 더불어민주당 반대에 막혀 있으니 기가 막힌 일이다.
민주당은 상속세를 폐지하면 부의 불평등이 심해질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복지국가를 지향하며 부의 평등을 중시하는 스웨덴·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국가들마저 상속세를 폐지했다는 게 그 증거다. 스웨덴은 2004년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을 비롯한 중도 좌파 정당은 물론이고 급진좌파 정당까지 만장일치로 상속세 폐지에 찬성했다. 기업들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배당을 늘리면서 투자가 감소했고, 가족 기업에 고용된 수십만 명의 종업원들이 상속세 부담 탓에 기업이 팔릴 경우 고용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불안해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노르웨이·오스트리아·캐나다·뉴질랜드 역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상속세를 폐지한 바 있다. 그 결과, 지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이미 15개국에서 상속세가 사라졌다. 영국도 이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상속세를 폐지한 이웃 유럽 국가에서 기업활동과 고용이 촉진돼 서민과 근로자 계층의 소득과 부가 늘어나는 효과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야당만 이 같은 진실을 외면하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한국의 상속세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OECD 평균의 4배다. 이런 착취적인 상속세로 국가가 개인 재산을 약탈하면서 자유 민주국가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유럽 오스트리아 상속세
2008년 8월 1일부로 오스트리아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가 폐지되었다. 2007년 7월 상속 또는 증여 재산가액의 산정 방식이 위헌이라는 판정이 내려짐에 따라, 이후 1년 안에 헌법에 합치하는 새로운 재산가액 산정 기준을 마련하여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해당 상속세 및 증여세는 자동 폐기될 운명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당시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었던 오스트리아 사회당(상속/증여세 존속)과 국민당 (상속/증여세 폐지) 간에 관련 내용에 대한 합의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채 同 유예 기간을 넘긴 바, 8월 1일부로 자동적으로 폐기되는 결과를 낳았다.
2008년 8월 1일 이전에 이루어진 상속 또는 증여 행위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관련세액의 신고 및 납부 의무가 소급 적용되고, 8월 1일 이후에 이루어진 상속/증여 행위는 재산의 이동을 파악할 목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 오스트리아 국세청(Finanzamt)에 同 행위와 관련한 신고의 의무가 있다. 이 경우에도 부동산은 제외되고 현금 등 유가증권의 경우에만 신고 의무가 적용되는데, 부동산의 경우 상속 및 증여가 이루어진 경우 소유권 이전에 따른 취득세(3.5%) 및 등록세(1.0%)의 신고 납부 의무가 존재하는 바, 추가로 신고 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의 부자들이 오스트리아로 몰려들고 있다. 인구 800만 명의 작은 나라 오스트리아에는 유럽 부호 약 3천300명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들이 보유한 재산 액수만 5천800억 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는 같은 언어를 쓰는 인근 독일 부자들 뿐 아니라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부자들도 찾아들고 있으며 심지어는 미국 부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오스트리아로 부자들이 모이는 것은 역시 세금 혜택 때문이다.
그러나 언뜻 보기에는 오스트리아의 세금은 그렇게 낮은 수준이 아니다. 특히 소득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부가가치세와 자본이득세도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부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재산세는 매우 낮다. 재산세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낮은 5%이며 투자자금 회수금에 대한 세금도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4.7% 불과하다. 또한 재단 설립을 통한 조세 회피가 결정적으로 부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재단에 투입된 재산은 상속세 없이 자손에게 물려 줄 수 있으며 재단이 국내 및 국외에 투자해 벌어들이는 수익금에 대해서는 세금이 면제된다.
오스트리아는 또 스포츠 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다. 독일의 자동차 경주왕 '랄프 슈마허'와 축구선수 '프란츠 베켄바워'는 오래 전부터 오스트리아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스포츠 선수의 수입에 대해서는 총소득의 3분의 1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지리적으로 서유럽과 중부 유럽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낮은 범죄율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오스트리아인들은 부자와 명사들을 환대하고 있으며 또한 이들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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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독일어
오스트리아 현지 독일어 학원 & 유학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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