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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생활]

오스트리아가 '유럽의 녹색 심장'이라 불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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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대비 탄소배출 40% 감축을 목표로 한 '2050 탄소중립 선언'의 중간시험(2030년)이 5년이나 남았다고 느긋해선 안된다. 탄소중립의 시계는 생각보다 빠르다. 탄소중립의 한 영역인 시멘트산업은 특히 그렇다. 3요소인 원료, 연료, 전력에서 모두 탄소 발생이 불가피한 업종이어서다. 유럽의 탄소중립 노력에서 해법을 찾아본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 중심가에서 차량으로 동남쪽 방향 50분 니더외스터라이히 주(州) 부르크 얀 데르 라이타 지역. 지난 23일 세계 최대 시멘트 기업 홀심(Holcim)의 매너스도프(Manners Dorf) 시멘트공장에 진입하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유휴 부지에 설치된 태양열 설비였다.

현재 시간당 2메가와트 수준의 전력을 생산하는 이 시설은 향후 추가 설비를 준비 중이다. 매너스도프 공장은 태양열 외에도 풍력을 활용한 전기에너지도 생산해 공장 가동전력으로 사용한다. 공장 맞은편에는 눈에 들어오는 것만 수십개의 풍력발전 설비가 가동하고 있었다.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 설비가 없는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녹색 심장(The Green Heart of Europe)'이라 불린다. 대신 모든 에너지를 자연에서 얻는다. 수력발전 비중이 가장 크고 바람과 햇빛 에너지에도 적극적이다.

 

후베어트 그레흐(Hubert Grech) 오스트리아 기후환경에너지부 자원재활용 파트장

 

일례로 태양 전지판을 설치한 공중 쓰레기통이 대표적인 에너지 활용 사례다. 태양전지판에서 모은 에너지는 쓰레기를 압축하는 데 사용한다. 종전 쓰레기수거차량이 하루 2~4회 쓰레기통을 비워야 했다면 이 제품을 설치한 후 2~3일에 1번꼴로 수거 횟수가 줄었다. 쓰레기수거차량의 운행횟수가 줄면서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관광산업에 저해가 되는 통행 방해나 교통사고 횟수도 줄었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후베어트 그레흐(Hubert Grech) 오스트리아 기후환경에너지부 자원재활용 파트장은 "유럽의 재생 에너지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태양열, 풍력 수력 등 모든 자연에너지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만들어낸다"고 자평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만큼이나 시멘트업계가 순환자원 활용에 적극적인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서다. 이 공장은 온실가스(CO2) 배출량이 시멘트 1톤당 495kg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오스트리아 평균이 534kg, 세계 평균이 611kg이다. 반면 국내 시멘트사는 순환자원 활용에 제약받고 있어 약 700kg를 배출한다.

 

베어트홀트 크렌(Berthold Kren) 홀심 매너스도프 CEO

 

시멘트를 제조할 때 탄소배출은 원료에서 58%, 연료에서 30%, 전력에서 12% 발생한다. 매너스도프 공장은 전력뿐 아니라 원료와 연료에서도 탄소배출 저감에 적극적이다. 폐플라스틱, 폐비닐 등 폐합성수지를 비롯해 폐콘크리트까지 대체연료로 사용한다. 그 결과 화석연료 대체율을 90~95%로 향상시켰고 홀심의 남부지역 공장의 경우 97~98%까지 대체하고 있다. 또 원료의 경우 석회석 이외의 부원료의 대체율을 21%로 올려 탄소배출 감소에 기여한다.


베어트홀트 크렌(Berthold Kren) 홀심 매너스도프 CEO는 "연간 130만톤의 시멘트를 생산하면 72만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대체연료를 사용함으로써 60만톤까지 낮추고 있다"며 "이 공장에서 연간 4만대 자동차가, 오스트리아 전체에서 매년 12만대 자동차를 없애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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