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MOS Autobahn Neomatik 41 Date
노모스 아우토반 네오마틱 41 데이트
ref. 1301
오토매틱 와인딩 메커니컬 무브먼트
스틸 케이스
케이스 직경: 41mm
케이스 두께: 10.5mm
화이트 실버 도금 다이얼
시스루 케이스백 (사파이어 글래스)
사파이어 글래스
패브릭 스트랩
6시 방향 데이트 창
42h 파워리저브
100m 방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기능미를 추구하는 디자인, 자사 무브먼트
NOMOS 시계는 독일 Glashütte(글라슈테, 드레스덴 남쪽의 작은 도시)에서 생산되는 글라슈테 오리진(Glashüte Origin, Made in Glashütte)이다.
독일 글라스휘테 지역은 ‘아 랑에 운트 죄네’, ‘노모스’, 등 전세계에서 상위권의 좋은 시계를 생산하는 지역이다.
시계에 ‘글라슈테’ 라고 표기할 수 있는 시계는 글라슈테에서 생산된 부품을 사용하여 생산되는 최고급 시계로 엄격한 규정에 의하여 그 표기를 제한하고 있다. 노모스는 자사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전세계적으로 15개정도, 독일에서는 3개정도되는) 시계제조회사 중 하나이다.
(‘Glashütte‘의 발음은 원래 ‘글라스휘테’이나 귀찮아서 이 포스팅에서는 이미 많이들 부르는 ‘글라슈테’로 표기한다.)
독일의 아우토반(뜻: 고속도로)은 속도 제한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한 속도가 아닌 권장 속도가 시속 130km라고 써있는 간판이 있을 정도.
물론 이름만 아우토반일 뿐, 레이싱 워치는 아니다. 초를 재거나 속도나 거리를 재는 기능은 없다. 대신 디자인만큼은 아우토반에 잘 어울린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독일의 고속도로에서 이름을 따온 ‘아우토반’ 라인은 노모스에서 출시했던 시계와는 다르게 모터레이싱 디자인 컨셉을 특징으로 하며, 다이얼만 봐도 기존의 노모스 제품과는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아우토반의 커브형 다이얼 바탕에 실제 아우토반 트랙을 연상시키는 반원형의 수퍼루미노바 링을 더하는 디자인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어둠 속에서 야광으로 빛나는게 심상치 않다.
‘아우토반 네오마틱 41 데이트’ 모델은 위 모델말고도 미드나잇 블루, 화이트 바탕에 블루 수퍼루미노바 링을 적용한 다이얼까지 총 3가지 버전이 있다. 취향에 맞게 골라보길.
노모스라는 브랜드는 시계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 맞다. 다른 유명한 시계 브랜드들보다 생긴지 얼마 안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노모스가 시계 산업에서 이렇게 크게 컸는지 역사를 통해 살펴보자.
노모스 브랜드 역사
글라슈테(Glashütte)는 독일 시계산업을 논할 때 결코 빠트릴 수 없는 독일 시계의 성지와도 같다.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유럽 굴지의 은광산 지역이었던 글라슈테는 1845년 인근 드레스덴 출신의 워치메이커 페르디난드 아돌프 랑에가 ‘랑에 운트 죄네’를 설립한 이후로는 차츰 독일 최고의 시계 마을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분단과 함께 동독에 속했던 글라슈테 지방은 자연스럽게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통일 직후인 1990년대 초에 이르러서야 다시 옛 시계마을로서의 영광을 서서히 복원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로부터 20년 넘게 흐른 지금은 글라슈테의 산증인과도 같은 랑에 운트 죄네를 비롯해, 글라슈테 오리지널, 투티마, 모리츠 그로스만 등 여러 브랜드들이 오밀조밀 이웃하며 독일 시계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젊은 브랜드, 노모스 글라슈테(NOMOS Glashütte)가 있다. 노모스는 브랜드명이나 시계의 다이얼에 글라슈테를 함께 표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로서, 독일 뿐 아니라 시계업계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20세기에 가장 성공한 브랜드 중 하나다 (참고로 글라슈테산 시계임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최소 50%의 부품을 글라슈테에서 생산, 조립해야만 하는데, 노모스는 전체 부품 중 95% 가까이를 글라슈테 매뉴팩처에서 자체적으로 제조가 가능하다).
노모스는 독일 뒤셀도르프 출신의 사업가인 롤랜드 슈버트너(Roland Schwertner)가 베를린 장벽 붕괴 직후인 1990년 1월 10일 4명의 사업 파트너들과 의기투합해 설립한 독립 시계 회사이다. 이들은 고대 그리스어로 규율, 법칙을 뜻하는 단어 '노모스'를 브랜드명으로 삼고, 창립 초기부터 디자인적으로는 단순하면서도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만한 기계식 시계를 만들고 싶어했다.
롤랜드는 글라슈테의 여러 제조사들의 역사적인 자료들을 수집하던 중 노모스에 적합한 새로운 형태를 구체화해 나갔고, 1930년대 글라슈테 지방의 한 손목시계 디자인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얻어 탄생한 첫 컬렉션이 바로 탕겐테(Tangente)다.
탕겐테는 1992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제작되며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너처 컬렉션이자 독일이 자랑하는 아이코닉한 손목시계 중 하나로 거듭나게 되었다. 시분초만 표시되는 타임온리 형태에서 시작해 날짜 표시 모델(2001년)과 특허 받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모델(2003년), 그리고 2005년 첫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를 탑재한 탕고맛(Tangomat)까지 선보이며 자사의 다른 컬렉션에도 자연스레 영향을 미쳤다.
탕겐테의 성공 이후로 로만 인덱스 다이얼을 사용한 한층 더 고풍스러운 느낌의 루드빅(Ludwig), 동명의 별자리에서 이름을 따와 독일 디자인 전통인 도이처 베르크분트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계승한 오리온(Orion), 유일한 정사각형 라인업인 테트라(Tetra), 스포티한 외형의 클럽(Club), 스위스 도시에서 영감을 얻은 건축학적 디자인의 취리히(Zürich), 첫 다이버 워치 컬렉션인 아호이(Ahoi), 컬러플하고 아기자기한 디테일이 특징적인 메트로(Metro) 등에 이르기까지 발표하는 컬렉션마다 노모스만의 확실한 개성과 디자인 철학을 오롯이 반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세계적인 권위의 굿 디자인 어워드, iF 디자인 어워드,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 매년 수많은 제품 디자인상을 수상함으로써 브랜드의 명성에 기여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2016년 현재까지 약 130개가 넘는 디자인상 수상).
노모스는 2014년 바젤월드에서 스윙 시스템을 발표하면서 탈진 장치의 핵심인 밸런스 스프링 외에도 이스케이프먼트 휠, 팔렛포크까지 전부 자사화했다. 이 정도면 다른 하이엔드 시계 회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 위업이다.
무엇이 90년대 새로 생긴 비교적 짧은 역사의 노모스를 특별하게 만들었을까?
깔끔한 디자인
디자인상 수상 경력이 심상치 않다
노모스는 취리히(Zürich, 2011년)를 시작으로 탕겐테(Tangente, 2012년), 아호이(Ahoi, 2013년), 메트로 38(Metro 38, 2014년), 미니마틱(Minimatik, 2015년), 그리고 아우토반(Autobahn, 2019년)까지 지금까지 총 6번의 굿 디자인 어워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아우토반’의 다이얼에는 자동차 속도계를 연상시키는 반원 모양의 패턴이 있다. 분침 끝부분과 초침이 (그레이 컬러 모델은 시침까지) 진한 오렌지 컬러로 된 것도 시간이 아니라 속도를 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사 무브먼트
소규모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메뉴팩쳐 칼리버를 만든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실버톤 다이얼에 숫자와 바 인덱스를 번갈아 표시하고 변색을 방지하기 위해 불에 구운 스틸 소재의 얇은 블루 핸즈를 사용한 탕겐테 특유의 스타일은 매우 고전적이면서도 동시에 모던한 느낌을 준다. 시계 외적인 면 뿐만 아니라 무브먼트에 있어서도 옛 푸조(Peseux)의 수동 무브먼트 7001의 설계를 기반으로 플레이트를 글라슈테 지방 전통의 3/4 플레이트 형태로 변형하고 전체 골드톤으로(현재는 실버톤 로듐) 도금 처리한 뒤 각 고정 스크류를 핸즈와 마찬가지로 고온의 불에 구운 산화 블루 스틸 스크류를 사용해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추구한 점이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서 환영을 받았다.
1990년대 초반은 1970~80년대까지 이어진 ‘쿼츠 쇼크’의 여파로 기계식 시계의 종류가 그리 다양하지 않던 시기였다. 게다가 당시에는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셀프 와인딩 시계를 주로 선호했지, 매일 일정 횟수 태엽을 감아줘야하는 핸드 와인딩(수동) 시계는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노모스는 창립 초반부터 약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로지 수동 시계 제조에 집중했다. 기계식 시계의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인 수동 시계 제작을 통해 브랜드를 밑에서부터 내실을 다져나가겠다는 창립자의 의지의 표명이자, 모든 세대가 좋아하는 현대적인 클래식 시계를 만들겠다는 노모스가 지향해온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생 브랜드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ETA서 공급 받은 범용 칼리버가 아닌, 온전히 자체 개발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제작, 사용해온 것도 노모스의 보수적인면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노모스의 선택은 현 시점에서 봤을 때는 결과적으로 옳았다.
최근의 네오매틱 칼리버 DUW 3001에 이르기까지 노모스는 지난 20여 년의 세월 동안 장족의 발전을 보여줬다.
그리고 ‘아우토반 네오메틱 41 데이트’ 모델에는 2018년 바젤월드에서 소개된 DUW 6101 무브먼트가 사용됐다.
기계식 무브먼트의 핵심 부품인 밸런스와 밸런스 스프링, 이스케이프 휠, 팔렛까지 전부 인하우스 기술로 개발 제조한 ‘노모스 스윙 시스템(Nomos Swing System)’을 도입하고, ‘도이쳬 우렌베르케(Deutsche Uhrenwerke) [뜻: 독일제 시계]’의 약자인 DUW를 붙인 일련의 인하우스 수동, 자동 칼리버에 선보임으로써 노모스는 이제 인조 루비와 스트랩 외에 거의 전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시계 제조 브랜드다.
이러한 신념을 가진 브랜드 노모스, 매력덩어리 아닌가.
[2020 리테일가]
EUR 3,800.-
KRW 6,120,000
한국 내 수입사는 코스코가 유일하다고 한다.
필자는 유럽에 살아서 그런지 국내 가격이 너무 비싸게 느껴진다.
스와치, 리치몬트, LVMH 등 거대 그룹에 속하지 않은 독립 시계 브랜드로서 노모스가 달려온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이들은 비슷한 시기 데뷔한 그 어느 브랜드보다 영민하고 묵묵하게 자신들의 길을 개척해왔다고 할 수 있다.
과시하지 않는 순박하면서도 정제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독일에서 생산된 고품질 부품으로 구성 조립된 시계를 여전히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공하는 양심적인 행보, 광고를 거의 하지 않고 제품 패키지 역시 단촐하게 구성함으로써 애써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시계 자체의 품질만으로 승부하겠다는 고집 등이 노모스를 동시대의 특별한 브랜드 중 하나로 돋보이게 한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내실 있는 매뉴팩처 브랜드로 성장한 노모스의 미래가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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