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EX 롤렉스 Submariner 서브마리너
ref. 116610LN
오토매틱 와인딩 메커니컬 무브먼트
오이스터 스틸 케이스
케이스 직경: 40mm
케이스 두께: 13mm
블랙 세라크롬 베젤
블랙 다이얼
벤츠 핸즈
솔리드 케이스백
사파이어 글래스
오이스터 스틸 브레슬릿
3시 방향 데이트 창
48h 파워리저브
300m 방수
필자가 대학생이 되고 산 첫 오토메틱 시계!
애정이 남다르다.
대형 야광 시각 표식이 장착된 블랙 다이얼과 블랙 세라크롬 베젤을 갖춘 오이스터스틸 소재의 Submariner Date. 롤렉스하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시계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시계에 별로 관심이 없고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롤렉스(Rolex)라는 이름은 친숙하다. 롤렉스는 소위 명품으로 분류되는 고급 시계로서의 가치 이전에 사회적 신분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오브제로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롤렉스만큼 오랜 세월 세대를 뛰어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대중적인 선망의 피라미드 그 정점에 오른 브랜드도 많지 않다. 그만큼 현대 손목시계 역사에서 롤렉스의 위치는 확고부동하며, 기술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끼친 영향 및 업적 또한 상당하다.
리뷰하기에는 너무 잘 알려지고 다들 아는 이야기일 수 있으나 필자가 가장 잘 사용하고 시계를 하나만 고르라 하면 무조건 택할 시계이기에 자기만족으로라도 리뷰해볼 생각이다.
이미 서브마리너는 다이버 워치의 상징이다. 첫 서브마리너는 1953년에 기능적인 스포츠 모델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출시되었다. 현재까지 서브마리너 모델들은 전통을 이어 첫 모델과 디자인에서 큰 차이가 없게 나오고 있다. 워치메이킹 역사에서도 서브마리너는 다이버워치의 기준으로 자리잡으며,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서브마리너 역사
스토리텔링이 시계의 멋을 한 층 올려주지 않을까
이미 언급했듯이 영광의 서막은 롤렉스가 시계 위에 우아함과 역동성을 양립한 1953년부터 시작했다. 반세기에 걸친 서브마리너의 역사를 알아보자 :
롤렉스 손목시계 제조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 있다면, 1926년에 개발한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용 방수 케이스인 오이스터(Oyster)의 등장을 들 수 있다. 한 번 입을 다물면 물이 들어가지 않는 굴(오이스터)에서 착안한 이 견고한 케이스는 스크루다운 방식의 케이스백과 베젤, 그리고 역시나 이중 잠금 방식의 와인딩 크라운 같은 당시로는 획기적인 기술 덕분에 뛰어난 방수성능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롤렉스는 1930년대 초반부터 잠수 영역에 접근했다. 1935년의 롤렉스 카탈로그에서는 지름 47mm의 쿠션 형태 오이스터 케이스가 있는 2533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성공하지는 못했다. 당시의 경향에 비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1953년. 롤렉스는 세계 최초의 100m 방수시계를 선보인다. (레퍼런스 ‘6204’, ‘6205’) 그 유명한 서브마리너의 등장이었다. 서브마리너는 다이버워치 하면 떠오르는 아이콘이자, 스포츠 시계 디자인의 한 표준으로서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브랜드의 다양한 시계들에 영감을 주었다.
서브마리너는 당대의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애용한 시계로도 알려져 있다. 첩보영화의 대명사인 <007 시리즈>의 3대 제임스 본드인 로저 무어가 (1973년)에서 착용한 서브마리너(Ref. 5513)는 2011년 말 스위스 제네바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2억6000만원이 넘는 금액(21만9000스위스프랑)에 낙찰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서브마리너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혁명가 체 게바라다. 인민을 착취하는 자본가와 정부에 맞서 정글을 누비던 그의 손목을 장식했던 시계가 바로 서브마리너였다. 체 게바라가 찼던 서브마리너는 그의 처형 직후 CIA 요원이었던 펠릭스 로드리게스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 게바라의 시계는 아직도 남아 있고, 전 세계 시계 마니아들은 그 시계가 매물로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혁명과 서브마리너.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그래서 더 전설이 됐는지도 모른다.
그 후, 서브마리너는 단점을 보완하며 같은 디자인으로 현재까지 발전해 왔다. 최근 여러 신생 마이크로 브랜드를 보면 서브마리너 디자인을 따와서 만든 다이버워치 및 오마주가 정말 많이 보인다. 그만큼 서브마리너 디자인이 다이버워치계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80년 이상이 지났지만 멋있는 디자인, 네임밸류, 이러한 시계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실 등은 서브마리너를 갖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하기 충분하다.
날짜창 싸이클롭스(Cyclops)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첫째로 서브마리너는 날짜창이 있는 모델과 없는 모델로 나눌 수 있다.
위 사진을 보면 바로 느끼겠지만 차이점은 거의 없다. 3시 방향에 있는 데이트 창이 유일한 차이이다. 작은 차이라고 볼 수 있으나 가격은 1000유로 차이이다. 데이트 창이 있는 서브마리너 모델은 1000유로가 더 비싸다. 1000유로면 약 130만원이다. (전반적인 가격은 물가상승으로 현재 다르다.)
130만원을 더 주고 데이트 모델을 사야할까? 필자는 샀다. 왜냐하면 날짜창이 싸이클롭스라는 나름 롤렉스에서만 볼 수 있는 데이트 창이고 데이트 창이 있는 모델이 더 예뻐 보였기 때문.
대체 싸이클롭스 그게 뭔데?
서브마리너 데이트 모델 사진을 자세히 보면 날짜창이 볼록 튀어나온 것을 볼 수 있다. 돋보기처럼 날짜가 확대되어서 보이게 하는 것인데 이게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롤렉스에서 이 싸이클롭스를 시계에 적용하게 된 썰이 있다 : 비가 오는 날 시계에 빗방울이 튀었는데 물방울을 통해 날짜를 보니 확대가 되어 잘 보여서 이런 디자인을 택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롤렉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 번쯤 들어봤을 내용이다.
물론 이 싸이클롭스가 별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 툭 튀어나온게 싫다는 의견. 이건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매장가서 실착을 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날짜창이 있는 모델이 좋다.
소재, 색상, 디자인(베젤 & 다이얼)
다이버워치인데 다 스틸 아니야?
날짜창 유무를 결정했다면 이제 소재와 색상을 정해야겠다. 우선 케이스 소재를 보자.
개인적으로 콤비는 너무 조잡해 보였고, 옐로우 골드는 다이버워치로 사기에는 너무 화려했다. 데이데이트 모델이라면 옐로우 골드를 택했겠지만 서브마리너는 디자인이 스포티하기에 탈락. 화이트 골드는 너무 비싸다. 다이버워치는 스틸이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소재를 정했으면 베젤, 다이얼 색상을 정하면 된다.
색상별로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필자는 서브마리너를 데일리로 찰 계획이였어서 무난하게 스틸 블랙 서브마리너로 결정하였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 주제 모델도 116610LN.
무엇을 고르던 다 예뻐서 결정장애가 온다.
세라크롬 단방향 회전 베젤
베젤 소재는? 왜 단방향?
신형 서브마리너 모델은 세라크롬 베젤을 사용한다. 전 모델은 베젤이 알루미늄이였다. 더 좋아졌다고 볼 스 있겠다.
알루미늄은 깨짐에 더 강하다. 하지만 세라믹은 부식과 스크래치에 더 강하고 광이 더 잘 난다. 아무튼 현재 롤렉스 매장에서 서브마리너 새 재품을 사면 세라믹 베젤이다. (유일한 단점은 지문이 잘 묻는다. 하지만 또 잘 지워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왜 베젤이 한쪽으로만 돌아갈까? 고장난 것은 아닌가?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다.
다이버워치의 베젤은 단방향 회전 베젤이다. 필자는 현재까지 최근에 출시되었으면서 양방향 회전인 다이버워치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서브마리너의 핵심 기능은 회전 베젤이다. 60분 눈금이 새겨진 베젤을 통해 다이버들은 잠수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숫자 0 표식 위에 야광 캡슐이 있어, 어두운 환경에서도 높은 시인성을 자랑한다. 톱니 모양의 홈이 새겨진 베젤의 가장자리는 물속에서 글러브를 끼고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디자인되었다. 이러니 다들 롤렉스에 열광하는 것 아닐까.
칼리버 3135 무브먼트
서브마리너는 롤렉스에서 직접 개발하고 제작한 오토매틱 와인딩 메케니컬 무브먼트인 칼리버 3135를 탑재하고 있다. 3135 무브먼트는 롤렉스에서 지속해서 개발해온 무브먼트로 시계 애호가들에게 무브먼트 모습이 많이 알려진 무브먼트이기도 하다.
모든 롤렉스 퍼페츄얼 무브먼트가 그러하듯 3135 역시 스위스 크로노미터 인증기관(COSC)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한 정밀시계에 주어지는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다. 3135 무브먼트는 파라크롬(Parachrom) 헤어스프링을 장착하여 외부 충격과 온도 변화에 대한 높은 저항력을 자랑한다. 일오차는 -2/+2초가량이 돼 굉장히 뛰어난 정확성을 자랑한다.
파워리저브는 포스팅 제일 위에 적혀 있듯이 48시간. 길지도, 짧지도 않다.
글라이드락 Glidelock
브레슬릿에 이런 세심함이...
대부분의 브레슬릿 시계는 너무 짧거나 헐렁하면여분의 코를 연결하거나 빼야한다. 하지만 서브마리너는 이 ‘글라이드락’이라는 기능 덕분에 코를 빼지 않고 손쉽게 브레슬릿 길이 조절이 가능하다.
이 기능은 본래 잠수부가 잠수복 위에 시계를 찰 때 쉽게 시계 브레슬릿 길이 조절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 알아두면 좋은 상식이다.
서브마리너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시계 중에 하나이다. 한국은 웨이팅도 잘 안 받아준다고 한다. 필자는 해외에 거주하여 5개월 가량의 웨이팅 후에 살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브마리너는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앞서 언급한 시계의 포인트들, 롤렉스라는 브랜드의 인지도, 역사 등이 이 시계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또한, 모든 사람에게 잘 어울릴만한 케이스 사이즈, 캐주얼과 양복 둘 다에 잘 맞는 디자인, 이러한 점들 덕분에 사랑받는 시계가 되지 않았을까.
현대의 도시 생활인들에게 서브마리너 같은 수심 300m 방수 기능의 전문 다이버 워치는 사실상 불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시계 역사상 한 획을 긋는 아이콘이자 남성들이라면 한 번쯤 갖고 싶은 로망의 시계로 군림하게 된 데는 분명 기능적인 면 외에도 심미적인 매력 또한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몸은 비록 갑갑한 도심 건물 안에 갇혀 있지만 마음만은 시계를 바라보며 세계를 여행하고 바닷속을 탐험하는 상상….
어쩌면 현대 남성들 안에 억눌린 어떤 야성적인 면, 잠재된 모험심을 자극하는 면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서브마리너는 지금도 로망의 시계다.
장세훈 <시계 칼럼니스트>
또 추천할만한 다이버워치로는 튜더의 펠라고스가 있겠다.
https://kjgerman.tistory.com/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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