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텍 필립 Patek Philippe
노틸러스 Nautilus
ref. 5811/1G
케이스 직경: 41mm
케이스 두께: 8.2mm
케이스 소재: 화이트 골드
케이스백: 사파이어 글래스
선버스트 블루 다이얼
3시 방향 날짜창
브레슬릿 소재: 화이트 골드
셀프 와인딩 메카니컬 무브먼트
칼리버 26-330 S C
파워리저브: 약 35시간
방수: 30m
당신은 파텍 필립을 소유한 것이 아닙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잠시 맡아두고 있을 뿐입니다.
(You never actually own a Patek Philippe.
You merely look after it for the next generation.)
'파텍 필립(Patek Philippe)'의 기본 이념인 이 문장은 시대가 지나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영원한 가치를 상징하고 있다. 파텍필립은 창립 이래로 175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최상의 기술력과 희소성, 전통과 혁신을 기반으로 시계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창립 이래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파텍 필립. 하이엔드 시계의 최정상을 지켜온 파텍 필립은 시계를 예술로 승화시켜 명실 공히 최고의 시계로 인정받고 있다. 어떤 시계 계급도를 찾아 보아도 단 하나의 논란의 여지 없이 부동의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파텍 필립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파텍 필립 브랜드 역사
파텍필립의 역사는 1839년, 폴란드를 떠나 스위스로 이민 온 귀족 '앙투안느 드 파텍 (Antonie Norbert de Patek)'이 시계장인 '프랑수아 차펙 (Francois Czapek)'과 함께 시계 공업의 중심지인 스위스 제네바에 '파텍 차펙 (Patek, Czapek&Cie.)'이라는 상회를 세우면서부터다.
1844년 파텍은 파리박람회에서 금메달을 받은 프랑스 태생의 시계기술자 '장 아드리앙 필립 (Jean-Adrien Philippe)'을 만나게 되는데, 이듬해 그는 최초로 용두로 시간을 조정하는 와인딩(keyless winding mechanism)의 발명으로 특허를 받고 파텍의 회사에 합류하게 된다. 새로운 파트너 필립의 영입 후 '파텍 필립(Patek Philippe&Cie.·1851)'으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이후 두 사람은 수많은 걸작품으로 파텍 필립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기 시작한다.
매우 고전적이지만 때로는 아주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유행을 선도한 파텍 필립은 왕족, 귀족뿐만 아니라 저명한 정치가, 예술가, 과학자 등으로부터 사랑받으며 파텍필립 시계를 소유한다는 것이 지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파텍 필립의 역사적인 고객으로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 차이코프스키, 리하르트 바그너, 록펠러, 아인슈타인 등이 있다.
파텍 필립은 1932년 '찰스와 장 스턴(Charles & Jean Stern)' 형제가 인수한 이래로 '헨리 스턴(Henri Stern)', '필립 스턴(Philippe Stern)', 그리고 필립의 아들 '티에리 스턴(Thierry Stern)'까지 철저한 브랜드 관리하에 4대째 가족경영을 잇고 있다.
1845년 파텍 필립은 최초의 미니트 리피터 회중시계를 출시했고, 용두로 시간을 조정하는 와인딩 시스템 및 1889년 분리용심 와인딩 시스템을 특허 출원하기에 이른다. 20세기 들어서면서부터는 사업의 중심을 회중시계에서 손목시계로 옮겼고, 더욱 정교한 기술 개발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1916년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손목시계를 최초로 출시했고, 1925년에는 퍼페추얼 캘린더 손목시계 출시에 성공한다.
1933년에 개발한 슈퍼 컴플리케이션 그레이브스(Graves)는 1989년 칼리버 89가 탄생하기 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로 기록됐으며, 1989년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33개의 컴플리케이션을 집약해 만든 칼리버 89, 2000년 밀레니엄을 기념해 21개 컴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양면 회중시계 스타 칼리버 2000, 2001년 파텍필립 역사상 가장 복잡한 양면 다이얼 손목시계인 스카이문 투르비용 등 파텍 필립의 기술적 진보는 계속됐다.
파텍 필립은 기술력이 응집된 시계 동력 장치를 독자적으로 개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는데, 1949~51년 자이로맥스 밸런스, 2005~2006년 실리콘 이스케이프 휠이 탑재된 Ref.5250, 스피로맥스 밸런스 스프링과 실린바 이스케이프 휠이 탑재된 Ref.5350, 2008년 풀소맥스 이스케이프먼트, 실린바 레버와 이스케이프 휠, 2011년 오실로맥스 등의 신기술이 그것이다.
파텍 필립의 시계는 거의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다. 시계 기술자, 밴드 기술자, 에나멜 세공사, 인그레이버, 보석 세공사 등 시계와 관련된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있는 파텍 필립 매뉴팩처는 장인의 숨결이 담긴 최고의 기술력으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파텍필립은 2009년부터 '제네바 실(Geneva Seal)'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자체 품질 인증 마크인 ‘파텍 필립 실 (Patek Philippe Seal)’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이미 제네바 실이 요구하는 이상을 실행하고 있는 파텍 필립 자체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의 결과다.
종류가 제한적인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 카테고리 안에서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파텍 필립의 '노틸러스(Nautilus)'는 많은 럭셔리 브랜드의 경쟁 모델에도 불구하고 철옹성과도 같은 위상을 자랑한다.
1839년 창립 이래 귀금속으로 분류되는 골드로만 시계를 제조해온 파텍 필립이 1976년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독특한 케이스(8각 베젤과 4개의 고정 스크류를 사용한 프로파일) 형태를 지닌 시계인 노틸러스를 발표했을 때 시계애호가들은 대체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틸러스의 탄생에는 몇 가지 숨겨진 배경이 있었다: 스턴(Stern) 가문에 의해 대대로 보수적으로 운영되온 파텍 필립은 컬렉션 하나를 새로 런칭할 때도 사전에 오랜 기간의 자료 조사와 기존 고객들의 취향을 두루 고려하는 등 매우 신중을 기하기로 유명한데, 1970년대 초 일부 고객들 중에는 요트 등 해상 스포츠 활동시 마음 편히 착용할 수 있는 방수 사양을 강화한 스포츠 워치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이에 파텍 필립은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의 아이코닉 스포츠 워치 '로얄 오크(Royal Oak)'를 디자인해 유명해진 워치 디자이너 '제랄드 젠타(Gérald Genta)'를 찾아가 새로운 시계 디자인을 의뢰했고, 이후 2년여의 철저한 연구 개발, 준비 끝에 마침내 노틸러스를 런칭했다.
하지만 시대적으로 볼 때 노틸러스의 등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였다. 1960~1970년대를 관통하는 동안 스포츠 워치를 찾는 수요층은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개념자체가 부재했던 다이버나 레이싱 컨셉의 시계들이 대중적인 브랜드에서부터 고급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기술적으로는 항상 혁신적이었지만 시계의 외관, 디자인 측면에서는 의도적으로 정형화된 스타일을 추구해온 진중한 브랜드 파텍 필립조차도 이러한 시대상황의 변화를 외면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노틸러스는 파텍 필립으로서는 큰 모험이나 다름없었다. 단순미가 으뜸인 칼라트라바나 고혹적인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주로 제조해온 파텍 필립이 시계 케이스 소재로는 흔한 스틸을 사용했다는 것, 게다가 그 시계가 이들로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120m 방수 사양을 갖춘 스포츠 워치라는 점도 화제가 되기엔 충분했다.
첫 오리지널 노틸러스(Ref. 3700/1)는 직경 42mm 케이스로 1970년대 중반 당시로서는 무척 대담한 사이즈였기에 일부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점보(Jumbo)'라는 별칭으로 불리곤 했다. 이는 젠타가 디자인한 로열 오크나 인제니어에도 따라 붙는 수식이기도 하다. 그리고 선박의 현창(Porthole)에서 영감을 얻은 코너를 둥글린 8각형 베젤에서도 제랄드 젠타의 디자인 코드를 엿볼 수 있으며, 견고한 투 피스 구조의 케이스와 유격 없이 견고하게 맞물린 3연의 브레이슬릿 형상 또한 컬렉션의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가로로 줄무늬가 새겨진 블루톤이 도는 차콜 컬러 다이얼에는 발광 도료를 채운 얇은 바통 형태의 아워 마커가 부착되었으며, 시와 분 그리고 3시 방향에 날짜만 표시하는 단순한 형태로 특유의 절제미를 표현했다. 무브먼트는 예거 르쿨트르 베이스(Cal. 920)의 얇은 28-255C 오토매틱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시계의 방수 사양은 120m로 자유롭게 각종 해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누구나 발음하기에도 좋은 '노틸러스'라는 근사한 이름은 현대 잠수함의 효시이자, 프랑스 작가 쥘 베른(Jules Verne)의 공상과학소설 <해저 2만리(Twenty Thousand Leagues Under the Sea)>에 등장하는 네모 선장의 잠수함(노틸러스호)에서 결정적으로 영감을 얻어 붙여진 것이라고 전해진다.
케이스 직경 42mm의 오리지널 노틸러스는 1976년부터 1990년대까지 컬렉션에 존재하며 꾸준히 동일한 레퍼런스(3700)로 제작되었으며, 차츰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모델로 자리잡게 된다. 처음에는 노틸러스의 등장에 고개를 갸우뚱하던 이들조차도 세월 속에서 노틸러스만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그리고 1980년에는 첫 여성용 노틸러스 모델(Ref. 4700/51J)을 발표하고, 1년후인 1981년에는 예거 르쿨트르 베이스가 아닌 쓰리 핸즈 데이트 타입의 인하우스 개발 자동 무브먼트(Cal. 335 SC)를 탑재한 직경 37.5mm 케이스의 남녀 공용(미드 사이즈) 라인(Ref. 3800/1 & Ref. 3900/1 )이 이어져 1990년대 중반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는다. 이후 1996년에는 처음으로 로만 뉴머럴(숫자 인덱스)을 사용한 미드 사이즈 모델(Ref. 3800/1JA)과 골드 케이스에 노틸러스 라인 최초로 가죽 스트랩을 매칭한 모델(Ref. 5060/S)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후 1998년에는 노틸러스 컬렉션에 처음으로 잔여 동력을 표시하는 와인딩 존 인디케이터(Winding zone indicator IZR,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자체적으로 부르는 표현)를 갖춘 모델(Ref. 3710/1A)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2005년에는 보다 현대적인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와 날짜(포인터 핸드 타입), 그리고 컬렉션 최초로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갖춘 스몰 컴플리케이션 모델(Ref. 3712/1A)을 선보였다.
이듬해인 2006년에는 노틸러스 30주년을 맞아 기존의 노틸러스 고유의 디자인은 유지하되 새로운 쓰리 피스 구조 케이스와 함께 한층 고급스러운 피니싱을 적용한 뉴 노틸러스를 런칭하고 다양한 신모델을 출시했다. 그중에서도 컬렉션 최초로 선보인 플라이백 기능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모델(Ref. 5980/1A)이 특히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09년에는 여성용 노틸러스(Ladies’ Nautilus) 라인업을 추가로 재정비했으며, 2010년에는 노틸러스 컬렉션 최초로 애뉴얼 캘린더 기능의 모델(Ref. 5726A)을 추가했다.
또한 파텍 필립은 2014년 바젤월드에서 크로노그래프와 두 개의 각기 다른 타임존을 표시하는 새로운 컴플리케이션 모델 노틸러스 트래블 타임 크로노그래프(Ref. 5990/1A)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12시 방향에 포인터 핸드로 아날로그 데이트(날짜)를 표시하고, 6시 방향에는 크로노그래프의 60분 카운터를 배치했으며, 세컨 타임존을 가리키는 별도의 핸드와 함께 로컬 타임과 홈 타임의 낮과 밤을 동시에 표시하는 독창적인 인디케이터까지 더해 전체적으로 파텍 필립다운 간결한 배열 속에서도 기능성의 본연을 추구했다. 여기에 무브먼트는 안정적인 크로노그래프 작동을 보장하는 컬럼휠과 버티컬 클러치를 갖추고, 특허 받은 실리콘계 신소재인 스피로맥스 헤어스프링과 자이로맥스 밸런스를 적용한 새로운 인하우스 자동 CH 28-520 C FUS 칼리버를 탑재했다.
2015년에는 자동 무브먼트(Cal. 324 S C)를 탑재한 35.2mm 직경의 새로운 여성용 노틸러스 모델(Ref. 7118/1A)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노틸러스는 전통적으로 드레스 워치 쪽에 특화된 파텍 필립으로 하여금 처음으로 스포츠 워치라는 일탈을 하게 만든, 브랜드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 이단아에 해당하는 컬렉션이다. 그럼에도 일찍이 대담한 사이즈와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라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이후로 노틸러스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파텍 필립은 노틸러스와 언뜻 비슷하면서도 보다 간결한 외형을 지닌 형제격의 스포츠 워치 라인 '아쿠아넛 (Aquanaut)'을 1997년 추가로 런칭했을 정도다.
역사와 더불어 자신들이 목표하는 최고급 시계를 위해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철학 덕분에 파텍 필립은 현 업계에서 항상 '최초' & '최고' 타이틀과 함께 가장 최상위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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