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DOR Black Bay GMT
ref. M79830RB-0001
오토매틱 와인딩 메커니컬 무브먼트
스틸 케이스
케이스 직경: 41mm
케이스 두께: 14.6mm
양방향 회전 알루미늄 베젤 (버건디, 블루)
블랙 다이얼
스노우 플레이크 핸즈
솔리드 케이스백
사파이어 글래스
스틸 브레슬릿
3시 방향 데이트창
70h 파워리저브
200m 방수
2018년 바젤월드에서 튜더가 최초로 블랙베이에서 GMT 라인을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얇은 두께와 작은 사이즈 덕분에 ‘블랙베이 58’이 반응이 뜨겁지만 외국에서는 ‘블랙베이 GMT’가 가장 핫하다. 공식 매장들의 딜러들이 자기 개인이 찰 목적으로 주문 넣은 수량이 꽤나 있을 정도.
https://kjgerman.tistory.com/117
‘튜더’ 브랜드 역사
1905년, 독일 출신 한스 빌스도르프는 영국 런던에서 빌스도르프 & 데이비스 (Wilsdorf & Davis) 회사를 세웠고 1908년 롤렉스 브랜드를 런칭했다. ‘최고의 품질’을 모토로 승승장구하던 롤렉스는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로 한때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1919년 스위스로 본사를 옮긴 뒤부터는 사세가 더욱 확장돼 명실공히 글로벌 명품 시계 브랜드로 이름을 굳혔다.
롤렉스를 세계 유수의 시계 브랜드로 올려놓은 한스 빌스도르프는 영민한 사업가답게 또 다른 고민을 시작했다. 롤렉스는 ‘최고의 품질’을 모토로 했던 까닭에 상품 가격대가 높아 탄력적인 운영이 어려웠다. 제작 공정이 엄격해 할인 요소를 찾기 어려운데다, 자체 설계·생산한 무브먼트만 쓰다 보니 줄일 수 있는 비용에도 한계가 있었다.
한스 빌스도르프는 본사 이전 이후 롤렉스 수준의 품질을 갖추면서도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는 시계 브랜드 론칭을 꾸준히 고민했다. 이 생각은 시계 부품 업체 대표였던 절친한 친구 필리페 휘터(Philippe Huether)의 힘을 빌려 조금씩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1925년 필리페 휘터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면서 차질을 빚는 듯했지만, 다행스럽게도 필리페 휘터의 부인이 남편의 회사를 즉시 인수하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필리페 휘터의 부인은 1926년 2월 튜더 브랜드를 한스 빌스도르프의 이름으로 등록하면서 그에게 독점 사용권을 부여했다. 한스 빌스도르프는 1936년 튜더 브랜드를 완전히 양도받아 1946년 3월 정식으로 런칭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왜 브랜드명을 튜더로 지었을까?
튜더는 한스 빌스도르프의 영국 사랑을 표현하는 이름이었다. 튜더는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영국을 지배했던 왕가의 이름으로 절대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심볼이다. 유럽의 약소국이었던 영국은 튜더 왕가의 통치 덕분에 훗날 대영제국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한스 빌스도르프는 영국을 매우 사랑했다. 독일에서 태어나 스위스에서 시계 기술을 배웠지만, 한스 빌스도르프는 영국에서 첫 사업을 시작할 정도로 영국 사랑이 유독 강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으로 세계 패권국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었고, 한스 빌스도르프는 이런 영국을 동경했다. ‘최고 품질’을 모토로 하는 롤렉스의 품질 1등 주의도 이런 영국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튜더를 브랜드 이름으로 낙점하면서 초기 로고도 튜더 왕가의 상징인 장미가 선택됐다. 지금 봐도 상당히 예쁘다. 지금은 튜더 로고로 방패를 볼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튜더 시계에서 장미 문양은 크라운에서 볼 수 있다.
◆ 롤렉스’서브’에서 ‘독립’브랜드로...
한스 빌스도르프의 바람처럼 현재 튜더는 롤렉스 수준의 품질을 갖추면서도 좀 더 합리적 가격대 제품으로 시계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ETA 범용 무브먼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부품은 대부분이 롤렉스 생산시설에서 조달돼 세부 품질과 마감 면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명품 브랜드를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튜더는 2015년부터 자사 무브먼트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최근 성장세에 날개 하나를 더 달았다. 롤렉스 서브 브랜드로 여겨졌던 이유가 범용 무브먼트를 사용했기 때문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결과이다. 자사 무브먼트를 쓰면서도 가격은 큰 변화가 없어 한스 빌스도르프가 생각했던 롤렉스 수준의 품질을 갖추면서도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조건도 맞추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 튜더는 ‘롤렉스 이상의 품질을 갖추면서도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이라는 이미지로 소비자에 다가갈 지도 모른다. 현재의 튜더야 말로 한스 빌스도르프가 처음 생각했던 바로 그 브랜드가 아닐까.
블랙베이 GMT 를 포함한 최근 튜더의 행적을 보면 한스 빌스도르프가 생각한 방향으로 튜더 브랜드의 이미지가 흘러가는 것 같다.
롤렉스보다 튜더가 시계 애호가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 :
빈티지스러운 깔끔고급 디자인
튜더의 블랙베이를 상징하는 것은 빈티지, 레트로와 같은 것들이다. 새 시계이지만 그런 느낌을 주려고 했기 때문. 1950년대, 60년대 시계의 느낌을 내는 것이 블랙베이의 컨셉이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세라믹 베젤이 아니라 알루미늄 베젤을 사용한 것이 아쉽다고 하지만 빈티지, 레트로와 같은 컨셉에 세라믹 베젤은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너무 블링블링하다. 알루미늄과 매트한 색상의 조합이 레트로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게 한다.
튜더야 워낙 변화무쌍한 브랜드인 만큼 나중에 세라믹 베젤이 안 나온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재 튜더의 팬들은 세라믹 베젤 자체를 원하지도 않을 뿐더러 나오면 오히려 반감을 가질 것이다.
브레이슬릿의 측면에 나사가 조금씩 튀어나온 '리벳' 형태의 브레이슬릿 역시 1950년~1960년대 브레이슬릿의 특징이다. 1955년에 출시된 최초의 롤렉스 GMT 마스터의 경우에도 보시다시피 리벳 스타일의 브레이슬릿으로 되어있다.
무브먼트 MT5652
파워리저브가 70시간?
튜더에서 최초로 GMT 기능이 탑재된 무브먼트인 ‘MT5652’를 선보였다. MT는 튜더가 직접 만든 무브먼트로 ‘Manufacture Tudor’의 약자다. 70시간의 파워리저브, 항자성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 COSC 인증을 받은 무브먼트다.
COSC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COSC의 기준을 통과한 무브먼트의 일오차는 -4/+6 이다. 튜더의 모든 무브먼트는 COSC의 기준을 단순 통과한 수치가 아니라 좀 더 높은 수준인 -3/+3을 통과한 무브먼트들이다. 일반적인 COSC 인증 무브먼트가 10초 이내를 허용한다면 튜더의 경우에는 6초 안에 들어와야하는 것이다. (참고로 튜더의 형이라고 볼 수 있는 롤렉스의 경우에는 COSC 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인 -2/+2인 4초 이내에 들어오는 무브먼트를 사용한다.)
스노우 플레이크 핸즈
다시 봐도 예쁘다
이미 ‘블랙베이 58’ 리뷰에서도 언급했던 스노우 츨레이크 핸즈. 튜더 시계답게 역시 ‘블랙베이 GMT’에서도 이 특징적인 핸즈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침의 눈꽃모양이 너무 커서 시인성이 안 좋은 것만 같은 느낌이 있지만 롤렉스의 벤츠 핸즈처럼 튜더가 본인만의 상징성을 갖는 것은 아주 좋은 것 같다. 이 스노우 플레이크 핸즈가 시계를 멀리서 봐도 튜더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아이콘이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튜더가 자신의 좌우명인 “Born to Dare”에 걸맞게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롤렉스가 선보이지 못하는 갭을 채운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블랙베이58 리뷰 때에도 언급했듯이 더 이상 ‘롤렉스 서브’가 아닌 ‘튜더’ 자체로 튜더 브랜드를 바라봐야할 것 같다. 앞으로의 미래가 궁금한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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